전자음악 갤러리 2010년대 연대결산

전자음악 갤러리 이용자들이 제출해주신 리뷰를 바탕으로 선정한 결과입니다.
총 10분이 매체 구분 없이 39개 항목에 대해 리뷰를 제출해주셨으며, 같은 매체 내에서 항목 정렬은 발매일 기준을 따릅니다.
리뷰가 하나만 제출된 항목들인 Honorable mentions에 대한 단평들은 웹버젼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웹버젼에서 앨범아트를 클릭하시면 Rate Your Music 해당 앨범 페이지로 이동하게 됩니다.

Hall Of Fames

Machinedrum
Room(s)
Released: 2011-07-25

"주크, 풋워크의 한 획을 그은 레전더리한 앨범이자 머신드럼이라는 뉴욕의 일개 프로듀서를 일렉트로닉 씬의 스타로 만들어준 앨범이다. 사실 그의 사이드 프로젝트 Sepalcure도 어느정도 흥했기 때문에 머신드럼이 뜨는 일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지만 Room(s)의 성공과 Resident Advisor의 시의적절한 푸쉬가 그 떠오르는 속도를 급격히 올려버렸음에 자명했다.
머신드럼은 이 앨범을 작업하면서 Impulse tracker라는 장비를 썼다. 이는 MS-DOS 기반의 프로그램으로 VSTi도 Midi도 사용할 수 없어서 오로지 머신드럼이 모든 음과 샘플들을 녹음하여 작업했다고 한다. 그렇게 앨범 전체에 사용된 사운드도 고작 15개 내외에서 쳐내진다고 하니 그 연출력을 빗대었을 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미니멀한 가내수공업이었다. 그리고 이 작업 덕분에 철저히 디지털의 산물처럼 느껴져야 정상이었을 앨범에서 미묘하게 아날로그의 색채를 풍겼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머신드럼은 이 앨범을 통해 풋워크, 주크, 트랩, 드럼 앤 베이스, Wonky, 퓨쳐 개러지, 올드스쿨 정글 등을 한번에 버무려내는 어마어마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한편 스스로 노가다하여 녹음한 보컬 샘플들을 피치 시프팅하거나 분절하여 사용하는 방법론은 지극히 Burial을 연상케하며 그 당시 사람들이 "Untrue에 대한 풋워크 씬의 대답"같은 싸구려 캐치프레이즈를 운운한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머신드럼이 명백히 Burial과 궤를 달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장르를 뛰어넘는 천부적인 비트메이커이자 리듬 패턴의 장인이었기 때문이며. 실제로 다채로운 리듬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Burial과의 차별화를 둔다. 해당 앨범의 대표 트랙 'She Died There'가 Burial의 작법에서 상당부분 모티브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이면서 압도적인 가치를 형성한 건 그 세밀한 짜임새의 리듬 패턴 덕분이었다."
"풋워크 장르의 최고걸작. 치밀한 방식으로 쪼개진 리듬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앞에서 풋워크 장르를 언급하긴 했지만 장르의 본질을 내세우기보다는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했고 그런 점에서 더 성공적이었다. 복잡하고 거친 비트의 질감과는 다르게 매우 부드러운 느낌의 보컬 샘플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는데 이질감보다는 조화롭다는 느낌이 강하다. 앨범의 전체적인 구성도 기승전결이 완벽하게 느껴진다. 어떤 장르에 국한되지만은 않은, 전자 음악 전체에서의 최고 앨범으로 뽑힐 만 하다."

Flume
Flume
Released: 2012-11-09

"전자음악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아티스트를 뽑기는 쉽지 않을 것이며, 더군다나 2010년대 들어서 뽑기에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플룸에 관해서는 이 두가지 요소를 2개의 정규 앨범, 1개의 믹스테이프로 이루어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 2012년 발매한 셀프타이틀 앨범은 웡키라는 장르를 전면적으로 내세우며 자신의 음악 영역을 확고히 만들어놓은 앨범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 내에서 플룸은 전자 음악에서의 대중성과 작품성을 적절히 연결시켜놓으면서 자신의 음악적인 틀을 만들어놓음은 물론, 스타일을 정착시키면서 후에 비슷한 장르를 하는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도 영향을 주기도 했다."
"Flume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소리를 디자인했다. 화려한 신스위에는 샘플들이 수놓아져 있고 놀라운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단조롭던 웡키 장르에 R&B와의 조합이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알려줬고 선구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평가한다. 이후에 이 앨범은 다양한 장르에도 영향을 줘 Flume 스스로도 그 영향을 피해가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그의 다른 앨범보다도 이 앨범이 완성도 있고 큰 영향력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Flume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에 이 앨범을 선정했다. "

Oneohtrix Point Never
R Plus Seven
Released: 2013-09-30

"2013년 당시 워프 레코드를 통해 90년대 레이브에 거의 빠져들다 싶었던 순간들이 있었다. 20년이 지난 그 당시 생각해보면 얼마나 멀리 있었던가 싶기도 했다. 이제 갓 들어가는 입장인지라 이 들의 현재를 듣고 싶었지만 너무 공허하기 짝이 없었던 것 같다. 21세기를 시작하고 10년의 음악들을 뒤져보았지만 아직 내 마음에까지 도착하지 않았던 음반들이 한 가득이었다. 나도 모르는 무언가를 계속 갈망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 우연히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의 레플리카와 페네즈의 엔드리스 서머를 접하게 되었다. 하지만 페네즈의 벡스가 도착하기까지는 약 1년을 더 기다려야했었다. 그래서 결국 원오트릭스 포인트 네버가 워프 레코드로 들어가 발표한 알 플러스 세븐을 기가막힌 타이밍에 듣게 될수 밖에 없었다 생각한다. 사실 2013년에 뒤늦게 베리얼이 라이벌 딜러 EP를 들고 도착하기까지 거의 약 반년이 걸렸기도 했었다. 내 기억속의 2013년은 일렉트로니카의 참담하기 짝이없는 황폐한 한 해였고, 알 플러스 세븐은 2013년을 굉장히 뜨겁게 달군 익스페리멘탈 앰비언트의 영원한 걸작이었다. 다른 얘기지만 로렐 헤일로의 찬스 오브 레인이 있지만 그건 더 나중의 일인 것 같다."
"2010년대 OPN의 뛰어난 앨범들 중에서도 R Plus Seven을 고른 이유는 정말 사운드 배치나 구성이 이 앨범 만큼 완벽하게 잘 이루어진 앨범은 없다고 생각되어서 입니다. R Plus Seven의 수록곡들을 들어보게 되면 사운드를 꽉꽉 채워넣었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동시에 쓸데없고 불필요한 사운드를 넣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물론 질감적인 면이나 다른 구성적인 면에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기에 더욱 좋은 앨범이라 불릴 수 있지만 여러 사운드의 배치 면에서는 정말 신의 경지 수준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rca
Arca
Released: 2017-04-07

"'아르카'라는 아티스트가 전체적인 면으로만 놓고 봤을때 21세기 가장 뛰어난 아티스트라고 지칭하기에는 다소 의견이 갈릴 수 있겠지만, 그 아티스트가 '21세기 가장 특색있고 독창적인 아티스트'라는 것에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3집 Arca는 아르카의 음악 스타일과 그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생각되며, 물론 전작보다 진입 장벽이 낮고 보컬을 추가함으로써 더 쉽게 다가오는 면도 있으나, 전작 Xen과 Mutant 보다도 더욱 확실한 임팩트를 주면서 아르카가 살아오면서 느꼈던 상처와 성정체성 등을 앨범 하나로써 잘 표현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Arca의 Arca는 아티스트의 스타일이 확립됨은 물론, 청자들과 소통하는 법을 잘 볼 수 있게 해준 작품이다. 이전의 작품들 역시 아티스트의 스타일이 눈에 띄는 좋은 앨범들이기는 하나, 그것을 듣는이들과 소통하는 데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2017년 작품은 보컬을 추가함으로써 그동안 청자들과 소통하는데 있었던 어려움들을 말끔하게 해결했다. 보컬에서 느껴지는 간절함은 Arca의 음악을 소통하는데 있어서 더욱 수월하게 해주었다. 또한 음악 역시 더욱 직설적으로 나아가면서 기존의 작품들까지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 앨범은 아티스트에게 있어서 있었던 문제점을 해결함은 물론, 아티스트의 전작들 까지 재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한 완벽한 연결고리와 같은 작품이다."

Floating Points
Crush
Released: 2019-10-18

"2015년에 일렉트로닉 프리 재즈를 발표했었던 그 순간을 사지방에서 확인했던 기억이 있다. 인트로가 굉장히 미니멀한 멜로디를 중심으로 점점 사방으로 리듬을 확장해나가던 첫 트랙을 아직도 기억한다. 하지만 그 당시 나에게 재즈는 너무 멀리 있었다. 그렇게 4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고 그 사이사이에 애시드 테크노에 존경을 바치다시피한 음반들이 잊을만 하면 하나 둘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플로팅 포인츠가 그 대열에 합류했다고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다. 레스알프 익스텐디드 버전은 과거 마이크로하우스의 전성기시절과 더불어 수많은 과거의 영감들을 다 껴안고 묵묵히 10분을 벼텨냈다. 그리고 차례대로 선 공개곡들이 도착했을때 내가 느낄 수 있었던건 아마 6년전 워프 레코드 전성기 시절의 음악들을 처음 접했던 그 감각들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것 같다. 미니멀한 구조를 원칙으로 삼아 그 구간에서 분명 더 나갈 수 있었을 텐데, 다음 트랙으로 넘어가는 그 순간에서 음악과 음악을 정말 완벽하게 붙일 수 있었을텐데. 플로팅 포인츠는 그 방법을 모두 버린 사람이다. 인터뷰에 따라 브렉시트의 현 주소를 음악에 담았다는 이야기를 했던것으로 기억한다. 굉장히 유기성이 떨어지는, 마치 점프 컷처럼 붙여나간 이 트랙들이 현재 영국의 상황을 보여주는 시사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면 어떨까. 아직 서투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과거를 담아 현재에 도착한 이 44분 짜리 앨범이 가진 가치는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커져 나갈 것이라 나는 믿는다. 지금 굉장히 고평가를 받고 있는 뿌까와 라나델레이의 신보 보다도 더."
"플로팅 포인츠는 언제나 음악을 쉽게 하는 듯 하며, 전자 음악 속 의식의 흐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할지 확실하게 아는 듯 하다. 플로팅 포인츠의 2집은 재즈와 조금 더 가까웠던 1집 Elaenia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앨범을 발매하며 아티스트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보여주었다. 전작보다 더욱 다양성을 집어넣은 이 앨범은 IDM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테크노, 글리치 등 다양한 장르를 각 트랙 마다 보여줬으며, 다양한 것들을 집어넣음에도 불구하고 난잡해지지 않고 플로팅 포인츠 자신의 스타일을 계속 유지하면서 자신이 원하고자 하는 방향을 여러가지를 이용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정말 쉽게 보여주고 있다."

SOPHIE - Faceshopping
Released: 2018-02-16

"SOPHIE는 2010년대 후반 전자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중 한명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많은 팝 아티스트들과 어울리며 인지도를 높히고 있으면서도, 사운드 적인 면, 그 외 여러 요소에서 상당히 실험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Faceshopping은 소피의 싱글들 중 가장 사운드 질감, 음악을 전체적으로 꾸려나감에 있어서 잘 표현해낸 작품이다. 이 싱글은 미니멀리즘을 채용하고 있으면서도 글리치 등의 다양한 사운드를 잘 넣어놓았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깔끔하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주면서 팝 음악에서도, 전작 음악에서도 상당히 실험적이고 또 그 실험적인 것들을 잘 표현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미니멀한 구조, 알아듣기 어려울 수준으로 개조된 보컬 샘플, 귀를 찌르는 신스 사운드. 이런 건 듣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성공적으로 해내는 게 SOPHIE의 정체성이다. 버블검 베이스라는 장르를 대중에 선보인 〈Product〉에 비해 이 트랙은 해체 클럽의 성격을 띤다. 나는 이 트랙을 통해 완성도를 높히는 길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전 앨범에서 사운드를 찾았다면 이 트랙에서는 구조적으로 성장해 훨씬 더 '정규'라고 할만 한 곡을 완성하는 방법을 익혔다. 유튜브에서 본 인상적인 댓글로 평을 정리하겠다. "LGBT를 위한 데스 그립스"

Honorable Mentions

Caribou
Swim
Released: 2010-04-20

Skrillex
Scary Monsters And Nice Sprites EP
Released: 2010-10-22

Kanye West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Released: 2010-11-22

Rustie
Glass Swords
Released: 2011-10-10

Oneohtrix Point Never
Replica
Released: 2011-11-05

Floating Points
Shadows EP
Released: 2011-11-21

Burial
Kindred EP
Released: 2012-02-12

Grimes
Visions
Released: 2012-02-21

Lone
Galaxy Garden
Released: 2012-04-30

Jam City
Classical Curves
Released: 2012-05-28

Laurel Halo
Quarantine
Released: 2012-05-28

Flying Lotus
Until The Quiet Comes
Released: 2012-10-02

Andy Stott
Luxury Problems
Released: 2012-10-29

Jon hopkins
Immunity
Released: 2013-06-03

Tim Hecker
Virgins
Released: 2013-10-14

Kate Carr
Lost In Doi Saket
Released: 2014

Ben Frost
A U R O R A
Released: 2014-05-26

Ian William Craig
A Turn Of Breath
Released: 2014-08-29

Lorenzo Senni
Superimpositions
Released: 2014-09-08

Vessel
Punish, Honey
Released: 2014-09-15

Arca
Xen
Released: 2014-11-03

Nicolas Jaar
Nymphs
Released: 2016-09-23

Marie Davidson
Adieux Au Dancefloor
Released: 2016-10-06

Visible Cloaks
Reassemblage
Released: 2017-02-17

Sarah Davachi
All My Circles Run
Released: 2017-03-10

Machine Girl
...Because I'm Young Arrogant And Hate Everything You Stand For
Released: 2017-09-22

Skee Mask
Compro
Released: 2018-05-15

Leon Vynehall
Nothing Is Still
Released: 2018-06-15

Amnesia Scanner
Another Life
Released: 2018-09-07

Max Cooper
Yearning For The Infinite
Released: 2019-11-07

FKA Twigs
Magdalene
Released: 2019-11-08

Flying Lotus - Never Catch Me (feat. Kendrick Lamar)
Released: 2014-09-03

Squarepusher - Vortrack
Released: 2019-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