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th's dynamic shroud

Faith in Persona

Released o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Rate Your Music으로 이동합니다

James Webster, Tech Honors, Keith Rankin 세 명으로 이루어진 베이퍼웨이브 그룹 death’s dynamic shroud. 그룹이라고는 하나 셋이 함께 작업물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앨범은 가장 나중에 들어온 Keith Rankin이 처음 단독으로 만들어 발표한 것이다.

기존에 DDS 명의로 해왔던 것처럼, 노이즈 가득하고 군데군데 편집한 티가 확 나는 베이퍼웨이브를 기대했다면 놀랄 수도 있다. 이 앨범은 반대로 위화감이 들 만큼 깔끔하다. 80년대의 팝 음악을 연상케 하는 드럼과 신시사이저, 반복되다 가끔 변조되는 보컬이 베이퍼웨이브임을 확신하게는 한다. 그러나 이것들이 러닝타임 속에서 쉽게 박자감을 잃지 않는다. 굳이 부서지려고 애쓰지 않는다. 과거의 샘플들은 쉽사리 유령이 되려 하지 않는다. 이상하게 깔끔한 이 앨범 속에서 이것들은 강한 활기를 얻는다.

이 앨범은 특유의 깔끔한 느낌 때문에 두 갈래의 상반된 생각을 하게 한다. 베이퍼웨이브가 드디어 장르적으로 ’완성’되었든가, 반대로 너무 ’완성’된 느낌 때문에 베이퍼웨이브가 드디어 죽음에 이르렀든가. 물론 이 앨범 이후에도 DDS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고, 그때까지는 베이퍼웨이브의 죽음을 유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깔끔한 앨범이 무색하게, Keith Rankin은 Giant Claw라는 이름으로 발매한 앨범 Mirror Guide에서 비트와 샘플을 마음대로 찢고 붙이고 맛보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요즘은 이런 장르를 에픽 콜라주라고 부른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