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ating Points, Pharoah Sanders & The London Symphony Orchestra

Pro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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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Shepherd가 Floating Points라는 이름으로 첫 풀렝쓰로 재즈를 선보인 이후 2019년 The xx의 투어에서 오프닝을 맡으면서 Jamie Smith의 즉흥 퍼포먼스에 영감을 받아 정말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Crush까지 들으며 나는 Sam Shepherd가 앞으로 기술적인 부분으로 더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 생각을 안고 Floating Points의 정규 세번째 풀렝쓰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 이 앨범이 어떤 예고도 없이 도착했다. 일렉트로닉, 비일렉트로닉 악기들을 가지고 작곡을 모두 Sam Shepherd가 했으며, Sun Ra와의 협업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한 스피리추얼 재즈 뮤지션 Pharoah Sanders가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그냥 얹어버린 방식으로 진행한 것 같다. 첫 풀렝쓰 앨범을 재즈로 시작한 Floatings Points가 여전히 이를 포기하지 않았는지 번에는 London Symphony Orchestra의 협조를 받아 오케스트레이션을 작곡까지 모두 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었다. 당연히 클래식의 구조하고는 거리가 먼 구조가 틀림 없었다. 서로 다른 멜로디가 층층이 겹을 쌓아올라가는게 아닌 오케스트레이션의 전체 구조가 하나의 멜로디를 서로 다른 악기들이 각자의 텍스텨로 마치 리듬을 이어나가듯 주고받고 서로 받아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으니까 당연하다 싶었다. 일렉트로니카에서 텍스쳐를 탐구하는 경향의 특징이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이 앨범이 정말 흥미진진하게 들려온 이유는 Sam Shepherd의 배움의 태도에 있다 생각한다. 앨범 발매전에 레코드사 Luaka Bop에서 Sam Shepherd와 Pharoah Sanders의 대화를 티져로 올린 기억이 있다. 이를 다시 복기해보는 편이 이해에 빠를 듯 하다.

Sam: Pharoah…

Pharoah: Huh…?

Sam: Were you asleep? I’m sorry…

Pharoah: No no… I was listening… and dreaming… and listening to music in my head…

Sam: Oh wow… sorry.

Pharoah: Many times, people think I might be asleep… but in fact, I am just listening to music in my head. I’m always listening… to the sounds around me… and playing, in my mind… and sometimes I dream.

Sam: What were you dreaming about?

Pharoah: I’m on a ship. In the ocean. Bears coming around smoking cigars. The bears are singing, ‘We have the music. We have what you’re looking for.’

Pharoah Sanders가 이야기하는 꿈의 내용. 문장으로 따라간다면 자칫 지나칠 수 있는 감흥을 그는 항해라고 설명한다. Sam Shepherd가 만들어낸 오케스트레이션의 바다속에서의 항해. Promises는 Pharoah Sanders의 꿈에 대한 9가지 서로 다른 대화이자, 그 대답이다. 너무 쓸데없이 시적인거 같다 싶다면 다시 음악으로 돌아가 확인해보면 좋을듯 하다. 간단히 설명해서 Sam Shepherd가 작곡한 지나치게 반복적인 구조를 지닌 오케스트레이션 안에서 Pharoah Sanders가 색소폰 하나로 멜로디를 그냥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재즈라는 파도속의 항해를 Pharoah Sanders는 음악으로 대답하는 중이다. 이를 Sam Shepherd는 녹음 중에 절대 간섭하지도, 침해하지도 않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오로지 나는 이 대답을 듣겠다는 태도. 그의 배움의 태도가 여기에 있다 생각한다. 아마 Crush의 첫 곡에서 보여준 소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은 이 전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음악적 뿌리가 여전히 재즈에 머물러 있으며, 음악적인 에러들을 어떻게 만들어낼것인가에 대한 태도를 이번 앨범에서 여전히 배워가는 모습에 눈을 뗄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제작 기간이 5년이나 걸린것도 그 중에 한 몫했으리라 싶다. Sam Shepherd는 아마 Crush보다도 훨씬 더 멀리 나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Pharoah Sanders는 여전히 창조적인 활동을 하고 있구나 생각한다. 각자의 다음 앨범을 빨리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