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Go Penguin

GGP/RMX

Released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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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믹스 컴필레이션 앨범이 다 그렇듯, 레코드 발매사와 여러 아티스트들 사이의 과시적으로 보일수도 있을 인맥들을 모두 동원하여 원 앨범 제작자의 주목도를 올리는 용도로 보통 사용하는게 일반적인 경우가 대부분인 듯 했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의 훵크 재즈 밴드(라고만 정의 내리기에는 좀 더 복잡한 이야기가 필요하지만 어쨌거나) GoGo Penguin의 셀프 타이틀 앨범 발매 1년 후에 갑자기 발표된 이 리믹스 앨범도 그러겠거니 했었다. 선공개곡을 Machinedrum, Squarepusher의 리믹스 2곡을 먼저 공개하면서까지도 내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다. 앨범 전체 수록곡이 도착했을때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경험이 이런 생각을 모두 부셔버리는데에는 30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거의 들쭉날쭉 하나의 톤을 유지하지도 못하겠거니 하던 12곡은 정말 놀랍게도 같은 텍스쳐를 유지한 채 마치 한 곡처럼 모두가 활동했고, 각 트랙이 끝날때마다 피로감이 생길때면 완전히 다른 장르의 곡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는 배치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GGP/RMX는 정말 기이하게 하나의 컨셉앨범처럼 만들어진 리믹스 컴필레이션이다. 개인적으로 놀랍게도 이 앨범에서 집중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곡은 앞서 언급한 2개의 선공개곡인 Machinedrum과 Squarepusher의 리믹스 트랙이 아니었나 싶다. GoGo Penguin의 원곡의 템포에 맞추거나 혹은 그냥 속도를 지나쳐버리면서 재구성한 드럼 앤 베이스가 앨범 전체를 집중시키면, 나머지는 그 리듬을 앰비언스로 혹은 테크노로 받아치는 구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곡을 어떻게 기이할 정도의 편집 능력에는 아마 레코드사인 Blue Note Records의 기획 및 프로듀싱이 빛을 발했으리라 싶다. 808 State의 리믹스 트랙마저도 혼자 따로놀지 않게 톤을 주문했으리라 하는 생각도 들기까지 한다. 가수의 원맨쇼가 되어가는 앨범들 사이에서 여전히 모두가 각자의 동선을 알고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만들어낸 앨범이 여전히 21세기에도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 나는 고맙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