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on Vynehall

Rare, Forever

Released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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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 Vynehall의 이번 새 풀렝쓰 공개일정에 앞서 무려 4곡의 선공개곡을, 그것도 홀수 트랙을 선정하여 차례대로 공개할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기억이 있다. 모두 상상 이상의 괴작을 선보인 만큼, 그것도 아무거나 뽑아 올린 것 같은데 그만큼 Leon Vynehall의 자신감이 어마무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앨범의 전체적인 톤은 더 기이해졌고, 마이크로하우스의 리듬은 더 차가워진 텍스쳐로 모두 채워놓았으며, 샘플링들은 프리재즈의 톤에 맞춰 정말 기이한 앰비언스와 멜로디를 이루어나가고 있었다. 훨씬 놀라웠던건 앨범을 여는 첫 곡인 Ecce! Ego!의 주술적인 트립 합 멜로디의 톤을 정말 이상한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하고 있단 점이었다. 선공개곡 사이사이마다 프리재즈와 대화의 샘플링을 모두 난도질하여 이마저도 주술적인 앰비언스로 톤을 이어나가는 역할을 인터루드로까지 만들어 버리고는 바로 트립 합을 마이크로하우스로 완전히 재해석해버린 곡들로 계속 이어나가는 형식이 끊임없이 앨범 전체를 유지하고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했다. 꽤나 반복적인 구조라 굉장히 짧은 러닝타임을 유지하겠거니 싶었던 생각도 전작인 Nothing Is Still과 비슷한 37분이라는 걸 보고 바로 접었다. 그야말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발표한 풀렝쓰라 해도 믿기지 않을 솜씨였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적 텍스트는 둘째 치더라도 Leon Vynehall의 이 코멘트가 이 앨범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Over and over in a snake’s life it will molt and shed it’s old, outgrown skin. It does not grow with the size of the snake itself, and soon hinders its advancement, leaving the skin behind like a memory. An artifact of where it once was. I believe good artists do this too. It’s what I try to do with every record.

아마 21세기 들어서 정말 창조적으로 음악을 녹음하는 사람의 태도가 아닌가 싶다. 종잡기 힘든 다음 앨범이 너무나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