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le Snake

A Fragmented Love Story, Written By The Infinite Helix Archit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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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베이스 음악 프로듀서 Little Snake의 데뷔 정규 앨범. 앞에서 말한 에픽 콜라주에 대해 더 소개하자면, 이는 댄스 음악 장르 ’디컨스트럭티드 클럽’과 사운드 콜라주가 결합한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디컨스트럭티드 클럽이 기존 여러 문화권의 댄스 음악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과정임을 의미할 때, 에픽 콜라주에는 댄스음악뿐 아니라 각종 대중 매체나 인간의 목소리에서 가져온 소리들이 함께 쓰이는 듯하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해체-재조합의 에서 재해체-재재조합이 더해지는 음악이라 말해도 될 것 같다. 이 작업으로 나온 곡 하나는 ’에픽’이라는 말처럼 최소 5분, 길게는 10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을 갖는다.

일단 이 장르에 대한 가치 판단은 미루고 다시 앨범 얘기를 하자면, Little Snake의 앨범 또한 에픽 콜라주로 분류된다. 앨범 전체에 댄스 음악을 이루는 드럼 샘플과 베이스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다. 이 소리들은 아주 잠깐동안 리듬을 갖다가, 다시 흩어진다. 흩어진 소리는 날카롭고 묵직한 소음의 형태로 귀를 때린다.

이것을 너무 무질서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으나, 나는 여기서 부서진 소리의 파편들이 아슬아슬하게 하나의 박자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즐겼다. ’디컨스트럭티드’라는 이름으로 파괴된 소리의 무덤 속에서 어떻게 ’콜라주’라는 이름의 프랑켄슈타인이 일어서는가.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소음의 산을 쌓는가. 이를 지켜 보는 과정은 그저 흥미롭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