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 Calix

absent orig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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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3년 동안 음악작업을 포기하고 설치미술에만 집중하던 남아공 출신의 예술가 Mira Calix가 2019년에 갑자기 Warp Records로 돌아와 새 EP를 발표했다. 네 곡의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EP를 희안하게도 나는 지금도 듣지 못했다. 하여튼 릴리즈했다는 소식과 함께 2년동안 잊고 있다가 2021년 11월에 똑같은 Warp Records에서 새 정규 풀렝쓰를 발표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갑작스러운 복귀 소식이나 다름없었다. 세계 곳곳의 수많은 증언의 아카이브들을 모두 끄집어내어 이상한 콜라주로 만들어버린 이 앨범은 미술이 할 수 없는 부분을 음악으로 들려주겠다는 야심찬 작품이라 생각한다. 전세계에서 녹음한 샘플들을 모두 일정한 리듬으로 분해하고 글리치의 형식으로 재배치하여 이상하게 만든 리듬위에 멜로디가 끊임없이 완성되지 못한 채 계속 바뀌고 바뀌고 또 바뀌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거기에 맞춰 리듬도 일정하지 않은 채로 끊임없이 바뀌기를 반복하는 것이 자신의 음악이 하나의 구조를 이루면 안 된다는 듯 Mira Calix는 이를 필사적으로 피하려고 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듯 했다. 앨범에 대한 그녀의 코멘트가 눈길을 끌게 만들었다.

In the end, I realised—as much as a collage is the coupling of two or more realities, it also offers the means to examine the materials and culture of an era, questioning and expanding its borders.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리얼리티에 대한 커플링. 샘플의 조합을 분류하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나에게 있어 곡들의 제목에서 확인 할 수 있는 듯 하다. 대부분이 논란과 분쟁이 벌어지는 듯한 상황의 리얼리티를 간단하게 설명하는 제목들. 하나의 곡이 하나의 리듬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변화무쌍하게 진행하는 이유를 이에 빗대어 알 것만 같은 기분이다. 아마 더 밀고 나가본다면 이 앨범은 그녀의 정치적인 앨범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부분까지는 정보가 부족한 만큼 말을 더 이어나가기에는 힘들 듯 하다. 그 부분은 음악 비평이 대신 해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것만큼은 정말 기이하다 생각한다. 2020년에 들이닥친 코로나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지금, 수많은 분쟁이 터지고 있는 세계에 Mira Calix의 앨범이 우연찮은 타이밍에 화염병을 집어 던진 듯 하다. 2022년에 도착한 우리들은 이에 대하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생각한다. 마치 모든 음악을 줄줄 꿰고 있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서방의 수많은 웹진들이 이를 마치 듣지 못했다는 듯 무시하거나 피한다면 그녀는 정말 슬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