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gdan Raczynski

ADDLE

Released on

앨범 커버를 클릭하면 RYM으로 이동합니다.

사려깊은 플룸의 평:

Ricardo Villalobos와 함께 영국 레이브씬의 살아있는 괴인 Bogdan Raczynski가 무려 약 15년만에 오리지널 풀렝쓰를 들고 나타났다. 거두절미하고 그의 밴드캠프에 쓰여진 라이너 노트를 들여다보면 정말 믿을 수 없는 문장이 눈에 띄인다. "Calm is great." 유별날 정도로 소음을 절묘하게 드릴 앤 베이스의 리듬으로 밀어넣기를 즐겨하는 사람이 갑자기 정적을 찾고 있단게 믿기지가 않았다. ADDLE는 말 그대로 Bogdan Raczynski의 두번째 데뷔작인 셈이다. 8개의 수록곡 모두 흔하디 흔한 샘플팩으로 리듬을 구성해놓았지만 텍스쳐를 이루는 앰비언트의 레이어가 생각보다 복잡하단걸 확인할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은 쉽게 말로 설명하기 힘든 영역의 대표적인 영역이라 생각한다. 엇박으로 시작한 글리치의 멜로디가 앰비언스 레이어 하나만 깔자 순식간에 기이한 리듬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그 리듬을 끊어버리고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내는 센스는 Bogdan Raczynski만의 고유한 능력임이 틀림없다. 더 기이한건 8개의 수록곡 전체를 구간 마다의 앞서 이야기한 리듬으로 전체를 견뎌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무려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샘플팩으로 구성되어있는 음원인데 말이다. 90년대의 수많은 IDM을 창작하는 예술가들의 그 에너지와 야심을 여전히 21세기에도 가지고 있는 사람은 Bogdan Raczynski가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라 생각한다. 8개의 수록곡 중에 몇몇 구간중에서 리듬을 붙히는 방식은 여러번 들어도 아직도 미스터리하다. 그렇기에 난 그의 ADDLE의 작업 과정이 너무나도 궁금하다. 분명 그 안에는 어떤 비밀이 감춰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비밀을 Raczynski 자신도 풀 생각은 없을 터이고, 나도 확정지으며 풀어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리듬을 구성하는 괴이한 미스터리가 ADDLE를 쉽게 설명하기 힘든 영역으로 올려보내고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을 들으면서 잊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괴작이 올해 들어서 많이 이야기 되지 못한 점이 정말 유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