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d again...
Actual Life 3 (January 1 - September 9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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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깊은 플룸의 평:
코로나가 창궐한 2020년부터 배드룸 아티스트들이 인터넷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일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런던 출신의 한 프로듀서가 수많은 굴지의 덱에서 자주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 움직임을 자주 느꼈을 것이리라 생각한다. Fred again.. 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Fred Gibson이라는 한 젊은이가 정말 이상한 음원을 들고 사운드 클라우드, 유튜브에 모습을 드러낸건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이다. 인스타그램의 숏 영상 혹은 길거리로 나가 자신의 지인들 및 디제잉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 및 대화내역을 샘플링해서 만들어낸 음악들이 어떻게 리스너들의 마음을 그렇게나 움직인 걸까. 누구나 다 할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렇게 수많은 샘플들을 마치 자신의 일기처럼 써내려가는듯한 그의 음악은 통상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아닌 거리로 나가서 느끼는 기분을 아무렇지도 않게 개러지의 리듬으로 재배열하여 표현하고 있었다. 여기서 정말 이상한 부분은 이 기분들을 음반의 형태로 찍어내어 하나의 서사를 만들어내면 이상할 정도로 전체적인 감정의 흐름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걸 Fred Gibson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은지 각 앨범 아트에 감정선을 대표하는 색깔을 마치 사진의 필터삼아 밀어넣고 있으니 말이다. 올해 10월에 공개된 Actual Life 3의 테마는 파란색, 즉 슬픔인 점도 바로 확인이 가능하겠다. 생각보다 적은 수의 웹진이 Atlantic 레코드에서 발매한 Actual Life 3를 주목했지만 비판적인 의견(특히 피치포크)의 주된 내용은 계속 Burial을 소환해서 그 레퍼런스를 비교하고 있단 점인데, 난 그런 접근 방법부터 정말 잘못된 태도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Actual Life 3에서 슬픔을 느낀데로 받아들이는 것이 비평의 출발점이며, 그 방법이 얼마나 적절하였는가는 각자의 몫일 것이다. 예술의 문제 앞에서 레퍼런스만을 비교하여 그 우열을 가리는 태도가 올바른 비평인가 하는 반문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Actual Life 3는 익명의 사연들을 자기 성찰적인 태도로 재가공하여 개러지의 리듬으로 세계를 견디려고 하는 예술이다. 이를 놓친다면 쳇바퀴 돌듯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소리만 반복하게 될것이라 생각한다. 혜성처럼 나타난 이 괴작은 앞으로 더 이야기되어야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가 창궐한 특수한 시대에 더더욱 말이다. Fred Gibson은 앞으로도 더 많이 우리가 마주치게 될 이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