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dson Mohawke

Cry Sug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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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깊은 플룸의 평:

정규 풀렝쓰라고는 잘 발표하지도 않고 간간히 컴필레이션 혹은 싱글만 발표하던 Hudson Mohawke가 마침내 세번째 정규앨범을 8월 중에 발표하게 되었다. 마치 자신의 작업물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의 컴필레이션처럼 만들어내기를 반복하던 것과는 달리 Cry Sugar는 총 19개의 곡으로 앨범 전체의 흐름을 한치의 이탈 없이 계산아래 만들어놓았다는 점인데, 이 특징 만으로도 리스너들의 관심은 확실하게 충족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수많은 리뷰에서도 지적했듯이 Cry Sugar는 EDM씬의 수많은 장르를 충돌시키는 리듬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만 아이러니한 방법으로 장르의 컨벤션으로 사용되는 카타르시스의 지점이 이상할 정도로 전부 지워져있단게 큰 특징일 것이다. Hudson Mohawke의 라이너 노트의 일부. "Mohawke’s own demented OST to score the twilight of our cultural meltdown." Vangelis와 John Williams와 같은 영화 사운드트랙 작곡가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Cry Sugar는 Mohawke가 문화적 멜트다운의 황혼기의 스코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종잡을 수 없는 진행을 아이러니의 방식으로 극대화하여 Cry Sugar에 최대한 담아내었다. 이로 인하여 사용한 Cry Sugar이 그래서 장르의 컨벤션으로 따라가는 카타르시스의 순간을 피하기 위하여 정말 필사적인 것이다. 앨범아트에 그려진 고스트 버스터즈의 마시멜로 맨과 잭 다니엘을 들고 있는 한 여성이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시커먼 폭풍우를 앞에두고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저 폭풍우를 바라보고 있을까. Hudson Mohawke가 2016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 지켜본 미국의 풍경을 그는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고 있었을까. Cry Sugar는 그래서 정리되지 않은 아이러니의 감정으로 19곡을 모두 통과해가는 기이한 앨범이다. 혹은 19곡의 순서가 아닌 폭풍우를 앞에 두고 벌어지는 (오프너와 엔딩을 제외한) 17개의 서로 다른 상황들을 병렬시킨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중구난방의 상황을 나열한 기이한 앨범일 수도 있다. Cry Sugar는 그래서 컴필레이션과 같은 어긋나있는 리듬으로 청자에게 실망을 주는 것이 전략이자, 핵심인 앨범이다.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때려부수면서 설명되지 않는 세계를 견뎌내보려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정식화해본다면 실망의 미학이라고 말해도 좋을까. 아무튼 이 어마어마한 야심으로 만들어낸 Cry Sugar는 올해 들어 가장 급진적인 태도를 가진 앨범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를 정치적으로 읽어내는건 다른 문제가 되겠지만 혹여나 그런 식으로 읽어낸 글을 보고싶은 생각도 있다.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지닌 Cry Sugar가 앞으로도 더 이야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감한 아르카의 평:

대부분의 전붕이들이 이 앨범을 재미있게 들었던 것 같음. 2집이 나온 이후 7년 만에 나온 정규앨범답게 엄청난 완성도를 자랑함. 소울, 트랩, 레이브, 하드코어 등 여러 장르가 짬뽕된 채 정신없이 앨범이 진행되는 와중에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재치로 곡과 앨범의 구성을 한순간에 뒤집어 듣는이의 예상을 모조리 깨는 모습을 보여줌. 그런 와중에 지나치게 뇌절하거나 과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정신없는 요소들을 균형있게 조합하고 있음. 보통 여러 요소가 섞인 앨범을 듣다 보면 지치거나 위화감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Cry Sugar는 구성 면에서 오히려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적절한 밸런스를 찾은 것 같음. 앨범을 통째로 돌려놓고 들어도 산만하지 않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앨범이었던 것 같음.

정직한 플라잉로터스의 평:

길고 길었던 거리두기가 끝나고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시작된 2022년 여름. Cry Sugar는 리스너들의 묵은 피로감을 씻기고 청량한 열기를 선사해준 앨범이다. 러닝 타임이 긴 곡들과 짧은 곡들을 주기적으로 배치하여 마지막까지 리스너에게 좋은 긴장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