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vari

S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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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그러운 머신걸의 평:

그냥 개쩜. 1번트랙 플레이하자마자 기강 개씨게 잡고 들어감. 지하던전같은 앰비언스에 다크소울에서 나올 법한 보컬 샘플로 시작되다가 갑자기 킥 두번 선빵 때리고 서브 베이스에 브레이크 날카롭게 치고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숨이 턱 멎게 됨. 정말 압도된다는 느낌. 그러고 다음 파트에 비상경보 사이렌같은 소리 위로 사운드를 한번에 폭발시키면서 긴장감을 최대로 올린 뒤에 브레이크랑 베이스가 한번씩 티키타카로 주고 받으며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줌. 그러고 앰비언스 쫙 펴지면서 잠시 숨 좀 돌렸다가 바로 이전 거 한번 더 보여주고 후반부에선 서서히 힘을 빼는데 4분 21초 노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를 딴데로 돌릴 틈이 없다. 2번 트랙에서는 하나의 베이스 라인을 주축으로 굉장히 디테일한 노이즈 텍스쳐들이 매 구간마다 계속 달라지면서 긴장감 넘치게 진행되다가 후반부에 트랜지션으로 사용되는 신음소리로 화룡정점. 처음에 길게 심호흡하는 듯한 긴 베이스가 숨 죽이며 나오다가 텐션 올라가면서 절정으로 치닫으려고 하는 순간 자극적인 신음소리가 뇌를 탁 때려서 아드레날린이 폭발함. 1번 트랙이랑은 전개가 반대인 셈. 후반부에 뒤에 깔리는 성가대같은 앰비언스 멜로디랑 강렬한 글리치 베이스와의 갭이 정말 아름다움. 3번 트랙에서 괴물이 속삭이는 듯한 샘플이 처음에 깔리다가 중반에 트랩스러운 드럼라인이 나오는데 여태 거의 드럼앤베이스였다가 트랩이 탁 터지니까 시원하다고 해야되나 뒤지게 청량한 게 존나 맛있음. 그러고 4번 트랙에선 비교적 앰비언스하게 나오면서 깔끔하게 마무리. 4트랙 모두 믹스가 너무 완벽하다. 되게 노이지해서 자칫 난장판이 될 수도 있는데 모든 사운드들이 또렷하게 자기 개성을 표출하는 동시에 완벽하게 하나로 녹아들어감. 제일 좋았던 사운드는 킥이었는데 글리치나 베이스도 훌륭했지만 킥이 포인트라 생각함. 귀에다 못질하는 것처럼 간결하게 딱딱 박히는 킥이 리드미컬하면서도 머리를 빡빡 때려서 계속해서 몰입되게 해줌. 이전 디스코그라피에선 기존 해체클럽쪽의 영향이 좀 보였는데 이번 앨범에서 카바리라는 아티스트의 개성을 확실히 잡았다 생각함. 브레이크랑 해체클럽을 베이스로 던전, 고스, 호러 장르들이 섞인 느낌. 앨범 듣는 내내 텍스쳐랑 페이스에 압도 돼서 다 듣고나면 트랙이 겨우 4개밖에 안된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이 EP로 카바리는 씬에서 실력으로 최정상 수준이 됐다고 봄. 이제 인기만 많아지면 좋을텐데 카바리 누님 앞으로 꽃길만 걷기를...